‘창작희곡 초연 극장’으로 정체성을 확보하고 있는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8월 20일(화)부터 23일(금)까지 4일 동안 <남산희곡페스티벌-두 번째>의 막을 올린다.

 

 

2013년 초 첫 선을 보이며 호응을 얻은 바 있는 <남산희곡페스티벌>은 번역극이나 이미 발표된 희곡을 배제하고 창작극을 최우선시 하면서 국내 희곡 창작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온 남산예술센터의 의지를 보다 열린 방식으로 보이고자 기획되었다.

 

올해로 3기를 맞은 <남산예술센터 상주극작가> 프로그램을 비롯해 운영 1년여 만에 60여 편의 투고작을 접수한 상시 투고 시스템  <초고를 부탁해>는 이러한 남산예술센터의 의지가 반영된 프로그램들로서 극장 내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1월에 열렸던 <남산희곡페스티벌-첫 번째>는 남산예술센터의 상시투고제도인 <초고를 부탁해>를 통해 선정된 2편의 우수작 낭독 공연과 남산이 주목하는 젊은 작가의 미발표 신작 2편의 낭독 공연을 통해 동시대 창작연극의 메카로서 남산예술센터의 존재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한 프로그램이었다.

 

여기에 극단 달나라동백꽃의 ‘희곡을 들려줘’ 공개방송과 원로 극작가 오태석의 극작술에 대한 마스터클래스가 부대행사로 함께 진행되면서 풍성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많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낭독공연으로 첫 선을 보인 <지금도 가슴 설렌다>(이혜빈 작/손기호 연출)와 <나와 할아버지(민준호 작/연출)가 이후 정식 공연의 기회를 얻음으로써 신작 희곡을 발굴하고 소개하고자 했던 페스티벌의 취지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준비된 <남산희곡페스티벌-두 번째>는 두 가지 면에서 흥미를 모은다.

첫 번째로는 페스티벌 기간 중 극작 강의와 낭독 공연이 병행되어 진행된다는 점이다. 8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진행되는 페스티벌 동안 국내 최고 극작가들의 극작 강의와 새로운 희곡 낭독 공연이 매일 한 편씩 펼쳐진다.

 

극작 강의는 남산예술센터 상시투고시스템인 <초고를 부탁해>에 참가한 극작 지망생들에게 작품별 피드백을 넘어 극작의 본질적인 측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되었다.

 

극형식 글쓰기의 기초를 위한 강의인 만큼 현장 및 강단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진 극작가들이 구체적인 극작의 주제를 가지고 강의한다.

 

이번 강의에서는 배삼식(플롯), 김명화(대사), 선욱현(인물), 박상현(구조) 작가가 참여해 극작의 다양한 요소들을 전문화해 강의한다.

 

단순히 자신의 극작 경험에 대한 소개나 조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극작의 본질과 원리에 대한 극작가들 스스로의 깊이 있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자리로 극작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귀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남산예술센터가 신작 희곡 발굴의 중심지인 동시에 희곡 창작 담론의 중심지로서도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페스티벌의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낭독공연 형식을 빌어 그간 창작희곡 발굴과 작가지원을 목적으로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남산예술센터만의 두 가지 독특한 프로그램의 성과를 보여주는 자리라는 점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선보이는 낭독공연은 총 4편으로, 이 중 2편은 신작희곡 발굴 시스템인 <초고를 부탁해>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아 2차 피드백 과정을 거친 우수작들이고, 다른 2편은 올해 남산예술센터의 상주극작가로 선정된 백하룡, 안재승 작가의 신작이다.

 

새로운 희곡 쓰기의 가능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초고를 부탁해> 우수작과 ‘남산예술센터 상주극작가로 선정된 이후 한층 성숙한 단계로 발전 중인 두 젊은 작가의 새로운 고민을 보여주는 낭독 작품들은 그 자체로도 신선하고 매력적이지만, 그간 남산예술센터가 꾸준히 운영해온 희곡개발 프로그램의 중간성과를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