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인[ 未亡人 ]
未(아닐 미) 亡(잃을 망) 人(사람 인)0
[남편을 먼저 잃은 여자를 높여 부르는 말]
연빈 > 아, 이건 알겠다. 죽지(亡, 죽을 망) 않은(未, 아닐 미) 사람(人, 사람 인). 그래서 남편을 따라 죽지 않고 홀로 남은 부인을 ‘미망인’이라고 하는 거구나. 그런데 기분 나쁜데.
아빠 > 왜?
연빈 > 여자는 남편이 죽으면 꼭 따라서 죽어야 되나? 더구나 ‘人(사람 인)’을 쓰면서 부인을 따라 죽지 않은 홀아비에게는 쓰지 않고, 꼭 혼자 남은 부인한테만 쓰는 이유는 또 뭐야?
아빠 > 어, 정말? 그렇게 되나?
연빈 > 그렇지 않아? 이거 되게 열 받는데.
아빠 > 설명이 좀 궁색하긴 한데 그건 아마 관계된 고사가 여자들이 한 말이어서 그럴 거야. 만약 남자들이 말을 했다면 아마 ‘미망남(未亡男)’ 아니면 ‘미망부(未亡夫)’ 뭐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을까? 여하간 화를 풀고 고정하시지요, 공주님. 요즘에는 ‘남편을 따라죽지 않은 부인’이라는 의미보다는 남편과 사별한 부인을 높여서 부르는 호칭으로 사용하지 않습니까?
연빈 > 에, 그럼 고정해 보실까. 어서 고사나 알려주시죠∼
[고사 1]
초(楚)나라 재상 자원(子元)이라는 사람이 홀로 된 초나라 문왕의 부인을 유혹하기 위해 궁궐 옆에 집을 짓고 은나라 탕왕 때의 춤곡을 연주하자 문왕 부인이 했다는 다음의 말에서.
“선군께서는 저 음악을 군사훈련에 사용하셨는데, 일국의 재상이라는 자는 적을 방비할 생각은 않고 이 미망인의 곁에서 음악만 연주하고 있다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고사 2]
위(衛)나라 정공(定公)은 죽으면서 어찌된 일인지 왕위를 첩의 아들 간(衎)에게 물려준다.
그런데 이 간이라는 작자가 하는 행위란 것이 참으로 목불인견(目不忍見 :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이었다.
정공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기는커녕 이제야 제 세상을 만났다는 듯 방자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를 보고 심히 걱정이 된 왕비 강씨의 다음 말에서.
“저놈으로 인하여 이 나라는 망할 거야. 아마도 미망인인 나부터 죽이겠지? 어찌 내 아들을 제쳐두고 저놈으로 왕위를 계승시켰단 말인가? 하늘도 무심하시지.”
아빠 > 어때? 두 이야기 다 부인이 기분 나쁜데도 억지로 자기를 ‘미망인’이라고 한 것 아니잖아?
연빈 > 그렇긴 한데…
아빠 > 그러면 됐지. 뭐 그렇게 복잡하게 따지냐? 여하간 여기서는 ‘미망인’이 단순히 ‘남편이 죽고 홀로 된 부인’을 의미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된 부인을 높여 부르는 호칭’이라는 사실만 알면 되지.
이로써 2자로 된 고사성어에 이어 3자로 된 고사성어도 몇 개 알아보았어. 다음부터는 글자에 구애받지 않고(대개 4자성어지만) 그 고사성어 중에 반대 의미의 글자가 들어간 고사성어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그 첫 번째로 ‘난형난제(難兄難弟)’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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