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일점[ 紅一點 ]
紅(붉을 홍) 一(한 일) 點(점 점)
[많은 남자들 틈에 아름다운 여인이 한 명 있다는 의미]
연빈 > 붉은(紅 붉을 홍) 한 점(點 점 점). 그래서 ‘시퍼런 남자들 중에 있는 붉음으로 상징되는 오직 한 여자’를 가리키나?
아빠 > 물론 지금은 그런 의미로도 쓰이지만 본래는 ‘석류’를 가리키는 말이었어.
연빈 > 석류?
아빠 > 그래. 그리고 그로부터 ‘여럿 가운데서 오직 하나가 특별히 뛰어난 경우’에 쓰이게 되었지. 거기에는 역시 고사가 있는데 송나라 때 신법운동(新法運動)으로 유명한 왕안석(王安石)과 관련되어 있어.
동향인 증공(曾鞏)의 소개로 당시의 문장가 구양수(歐陽修)에게 인정받아 진사에 급제하고 지방관을 지내다가, 이 사람의 진가를 알아본 송나라 신종(神宗 : 1068∼1085) 황제에 의해 요직에 앉게되는 인물
그 신종의 비호 하에 신법운동이라는 급진적인 개혁으로 부국강병을 시도하려다 사마광, 구양수, 정이천, 소식 등 당대의 문장가들의 열렬한 반대로 인해 좌절 끝에 68세로 생을 마감한 인물.
그가 바로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 시문이 뛰어난 당나라 송나라의 여덟 사람)’의 일인인 왕안석이다.
이 왕안석이 지은 「영석류시(詠石榴詩)」라는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는데 바로 ‘홍일점(紅一點)’의 유래다.
萬綠叢中紅一點(만록총중홍일점)
動人春色不須多(동인춘색불수다)
온갖 녹색 무더기 중에 붉은 빛 한 점(석류만 있으면 되지)
사람 마음 움직이는 봄빛 반드시 많을 필요 없네(봄에는 다른 것들 필요 없네)
연빈 > 석류가 그렇게 빨간색이었나?
아빠 > 요새야 총 천연색의 시대니까 그렇게 느껴지지 않겠지만 옛날이야 봄에 빨갛게 익는 석류야말로 봄의 상징으로 여길 수 있었겠지.
요사이야 빨간색이 문제가 아니라 건강식이니 웰빙이니 해서 관심의 방향이 다르지만.
하여간 현대적인 감각으로야 인정되든 되지 않든 석류 자체를 봄으로 보았던 시인 묵객들이 많았지.
연빈 > 참 특이하다. 나 같으면 봄 하면 개나리나 진달래 아니면 철쭉을 얘기할 텐데.
아빠 > 임마, 색깔이 다르잖아. 그리고 색도 색이지만 격이 다르고.
연빈 > 아참, 빨간색이었지.
아빠 > 여하간 홍일점이 무슨 의미인지는 분명히 알겠지?
그럼 다음으로 넘어간다. ‘백안시(白眼視)’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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