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 背水陣 ]
(등 배) 水(물 수) 陣(진칠 진)
[어떤 일에 결사적인 각오로 임함을 비유]
아빠 : ‘물을(水, 물 수) 등지고(背, 등 배), 친 진(陣 진 진)’으로 해석되면서 ‘어떤 일에 죽음을 각오하고 임한다’는 의미로 너무나 많이 알려진 고사성어라서 사실 더 이상 설명할 것이 없어. 다만 『사기(史記)』「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나오는 대장군 한신(韓信)과 관계된 고사를 살펴보기만 하면 될 거야.
유방이 한나라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 2년 전인 BC 204년.
위나라를 격파한 한신은 여세를 몰아 조나라로 진격하게 된다.
이 소식에 접한 조나라도 20만의 군사를 정형(井陘)의 골짜기 입구에 집결시키고 견고한 성채를 쌓아 한신의 군사를 기다리게 된다.
그 때 한신은 뛸 듯이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
한신군이 정형의 협곡에 들어서자마자 일제히 공격해서 괴멸시켜야 된다는 조나라 광무군 이좌거의 주장을 조나라 수뇌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제 승리는 우리 것’이라고 확신한 한신은 정형의 협곡을 일사천리로 돌파 그 출구 10리쯤 되는 곳에서 밤을 새기로 했는데 다음은 바로 그때 안배한 작전이다.
1. 우선 2,000명의 날랜 기병들로 하여금 붉은 깃발을 하나씩 들게 하고 다음과 같은 지시를 내린다.
“제군들은 조나라 성채 근처 산에 숨어 있어라. 내일 우리 본대가 거짓 패한 척 도망하면 조나라군대는 분명 우리 본대를 추격할 것인데, 그 때를 놓치지 말고 조의 성채로 들어가 조의 깃발을 뽑고 우리 한군의 붉은 깃발을 세우라”
2. 10,000여명의 군사를 정형의 출구에서 앞으로 진격시켜 하수를 등지고 진을 치게 한다.
3. 본대를 협로의 맨 끝으로 진격시킨다.
다음날 하수를 등지고 진을 친 한신의 군대를 이미 하찮게 보게 된 조나라 군사들은 얼마 후 작전대로 한신이 본대를 이끌고 진격해서 조나라 군사들과 여러 번 접전한 끝에 거짓 패한 척 후퇴하여 배수의 진을 친 군사들과 합류하기까지 추격해 오게 된다.
이 틈에 매복해 있던 2,000의 기병이 조군의 성채로 난입해 붉은 깃발을 꽂게 된다.
한편 배수의 진을 친 한신의 군대는 후퇴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인지라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수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조나라 군사를 크게 물리치게 된다.
이어 패해 달아나는 조나라 군사는 추격하는 한신의 군사와 이미 성채를 점령한 기병사이에 끼어 완전히 괴멸되고 한신은 크게 승리를 취하게 된다.
연빈 > 그런데 대충 짐작은 가는데 배수진이 지금처럼 ‘어떤 일에 죽음을 각오하고 임한다’는 의미로 쓰이게 된 이유를 정확하게는 모르겠어.
아빠 > 아, 그거? 전쟁이 끝난 후 승전축하 자리에서 당시에 함께 싸운 여러 부장들이 병법에도 없는 배수진을 쓴 이유에 대해 너무 궁금해하므로 한신이 직접 설명하게 돼.
‘제군들이 모를 뿐이지 사실은 병법에 있다. 너희들도 잘 아는 사지에 몰아넣어야 오히려 생을 찾을 수 있다는 병서의 기록을 응용했을 뿐이다. 알다시피 우리 군대는 원정길에서 보강된 혼성군사들이기 때문에 생지(生地)에 두면 오히려 오합지졸이 될 것이기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는 사지에다 갖다 놓은 것뿐’이라고.
다음은 ‘홍일점’(紅一點)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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