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 五里霧中 ]
五(다섯 오) 里(마을 리) 霧(안개 무) 中(가운데 중)
[방향을 가리지 못하고 길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무슨 일에 대하여 알 길이 없음을 일컫는 말]
연빈 > ‘5리가 안개 속’이니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아빠 > 바로 그거야. 그래서 ‘뭐가 뭔지 알 수 없다’, ‘찾을 수 없다’ 또는 ‘범죄가 일어났을 때 범인의 행방이 묘연하여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등등의 의미로 사용되지. 그 유래가 『후한서(後漢書)』「장해전(張楷傳)」에 나오는 다음의 고사야.
장해의 부친 장패(張覇).
세상살이에 곡학아세(曲學阿世 : 배운 것을 굽혀 세상에 아부함) 하지 않고 고고하게 살려는 선비였기에 조정에서 여러 번 불렀지만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다.
아들 장해 역시 아버지를 본받아 학자로서 일생을 마치고자 했으나 정치의 요체를 말하고 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고문상서(古文尙書 : 서경. 4서 3경 중의 하나)에 능한 사람이 그들 부자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더구나 장패의 학문과 수많은 문하 생들의 학문이 장해에게로 계승되는 형국이었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주위의 사람들에 이끌리어 조정에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조정에서는 난리였으니 환관은 환관대로, 관리는 관리대로, 학자는 또 학자대로 장해와 교분을 갖고자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했다.
그러나 그들 부자는 훌훌 모두 털어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지방 수령은 지방 수령대로 조정은 조정대로 여러 번 그를 벼슬자리에 천거, 임명했으나 번거롭다고 모두 거절하고 홍농산(弘農山) 골짜기에 은거했다.
그러나 그곳까지 쫓아오는 학자들이 많아 다시 화음산(華陰山)으로 도망쳤으나 또 다시 많은 사람들이 쫓아오자 다시 더 깊은 곳으로 은거했다.
그 당시 많은 특사들이 내려왔지만 장해를 만나지 못한 것은 재빨리 피한 이유도 있지만 장해가 도술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당시 관서 지방에는 도사들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안개를 다루는 도술에 관심이 많은 도사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 배우(裵優)라는 도사는 그가 일으키는 안개의 범위가 3리였다고 한다.
어느 날, 이 배우가 장해의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안개를 5리나 일으킨다는 장해에게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였는데 그는 헛걸음을 칠 수밖에 없었다.
장해가 5리나 되는 안개를 일으키고 숨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연빈 > 참 재미있네.
아빠 > 재주가 많아도 편히 살 수 없는 거야. 다른 사람들이 내버려두지 않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공부를 하지 않을 수도 없는 법이지만.
연빈 > 그런데 안개 속에서는 정말 아무 것도 못하나? 전쟁이 나면 여하간 싸우긴 해야 하잖아?
아빠 > 대부분은 속수무책이지. 그러나 전설 같은 이야기도 있어.
중국의 초기 역사에서 복희, 신농, 황제, 요, 순, 우, 탕, 문무를 합해 흔히 삼황오제(三皇五帝)시대라 하는데 그 중에서 황제가 안개 속에서 전쟁을 하면서 지남철을 가지고 방향을 잡아 승리를 했다는 거야. 그래서 ‘오리무중’을 그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역시 전설 같은 이야기지. 다음은 ‘구사일생(九死一生)’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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