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 四面楚歌 ]
四(넉 사) 面(낯 면) 楚(초나라 초) 歌(노래 가)
[주위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상태나 사방으로부터 비난받음의 비유]
아빠 > 연빈이 장기 둬봤지?
연빈 > 응.
아빠 > 그 장기판에서 이 글자, 즉 ‘楚(초나라 초)’자가 가장 큰 장기알에 파란 글자로 나와 있는 것을 보았을 거야. 물론 반대편은 빨간 글자로 ‘漢(한나라 한)’이 써 져있고.
연빈 > 맞아. 바로 그랬어.
아빠 > 장기가 바로 한나라와 초나라의 싸움을 빗대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야. 결국 한나라의 승리로 끝났기 때문에 장기를 잘 두는 사람이 빨간색을 갖고 두게 되는 거지.
연빈 > 아, 그랬었구나. 그럼 ‘사방에 초나라의 노래’라고 해석이 되겠네.
아빠 > 그렇지. 의미는 역시 사마천의 『사기(史記)』「항우본기(項羽本紀)」에 나오는 다음의 고사를 알아야 확실하게 알게 되는 것이지만.
천하패권을 놓고 벌인 초의 항우와 한의 유방이 싸운 8년 여의 한초전쟁(漢楚戰爭).
그 전쟁도 어느덧 거의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개전 초 승승장구하던 항우는 홍문의 연회에서 유방을 죽이지 않은 것에 깊은 회의를 느껴 범증이 항우의 곁을 떠나고, 의제를 성급하게 죽인 일 등 거듭되는 악재로 오히려 유방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쫓기고 쫓기다 이윽고 다다른 막다른 골목 해하(垓下).
그 해하의 골짜기에 초나라 군사를 몰아넣은 유방의 일급참모 장량.
그 장량이 준비한 초나라 군사들을 완전히 넉다운시킬 카운터 펀치.
그것은 다름 아닌 포로로 잡힌 초나라 군사들이 동서남북 사방에서 부르는 고향노래인 초가(楚歌).
이미 완전 포위로 전의를 상실한 초나라 군사들에게 포근한 고향노래가 들려오니 오직 고향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 외에 다른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상태.
마지막을 직감한 항우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탄식.
“아아, 사방 팔방이 초나라 노래로구나.”
연빈 > 아, 그래서 ‘어찌해 볼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을 ‘사면초가’라고 하는구나.
아빠 > 그렇지. 의미는 그렇듯 절박한데 마지막 카운터 펀치가 고향노래라니! 왠지 서글픈 느낌도 드는구나. 물론 그만큼 장량의 지혜가 놀랍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연빈 > 그 후의 결과는 어떻게 됐어?
아빠 > 그 순간 항우는 늘 함께 하던 우미인을 향해 시를 하나 읊게 되지.
힘은 산을 뽑을 만하고,
기운은 세상을 덮을만해도
시세가 불리하니
오추마도 달리지 않네.
추도 가지 않으니 어찌할꼬,
우야, 우야 너를 어찌할꼬
우미인 역시 다음과 같이 화답하고 자결하게 되지.
한나라 병사가 이미 다 차지했고
들리는 것은 사방에 초나라 노래,
대왕의 기세가 다했으니
천첩이 어찌 삶을 원할 것인가.
그리고 다음날 800명을 이끌고 탈출하나 곧 죽게 되지. 오강에 투신했다고도 하고, 한나라 군사와 접전 끝에 죽었다고도 하는데 여하간 그 때 나이 31살.
다음은 ‘오일경조(五日京兆)’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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