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 朝三暮四 ]
朝(아침 조) 三(석 삼) 暮(저물 모) 四(넉 사)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알고 그 결과가 같음을 모름을 비유]
연빈 > 아침에는(朝, 아침 조) 세 개, 저녁에는(暮, 저물 모) 네 개. 간단하긴 한데…
아빠 > 한자들의 뜻은 간단한데 역시 무슨 이야기가 있어야겠지. 우선 『열자(列子)』「황제(黃帝)」편에 나오는 다음의 고사를 보기로 하자.
송(宋)나라에 저공(狙公)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얼마나 원숭이를 좋아했던지 이름 대신 ‘狙(원숭이 저)’를 쓴 저공이라는 명칭을 더 좋아했고 집안 사람들의 식량을 줄이면서까지 원숭이를 기를 정도였어.
절약을 한다고 했지만 집안 사정은 하루가 다르게 어려워져서 부득불 식량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지.
그 사정은 원숭이라고 예외일 수 없어 하루는 원숭이들에게 말했어.
“식량 사정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너희들에게도 도토리 주는 것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 아침에는 세 개, 저녁에는 네 개를 주겠다. 괜찮지?”
원숭이들은 아우성을 쳤어. 아침에 세 개를 먹으면 배가 고프다는 것이었지.
저공은 재빨리 말을 바꿨어.
“그러면 아침에는 네 개, 저녁에는 세 개로 하겠다. 그러면 되겠지?”
그러자 원숭이들은 손뼉까지 치면서 좋아라 법석을 떨더라는 것이야.
연빈 > 바보 같은 원숭이들. 그 거나 그 거나.
아빠 > 바로 그거야. 결과는 똑같은데 그 똑같은 것을 알지 못하잖아. 다시 말해 ‘자신이 농락을 당하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는 경우를 의미’하는 거야.
연빈 > 그렇지만 아빠, 그건 원숭이 입장에서 본 거고, 저공이라는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농락하는 거잖아?
아빠 > 그렇지. 그래서 열자는 ‘배운 사람이 배우지 못한 사람을 농락하는 경우’에 이 말이 해당된다고 설명하기도 해. 여하간 저공 입장에서 보느냐, 원숭이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의미에 약간의 차이가 난다고 보아야겠지.
연빈 > 지금은 주로 어떻게 쓰이지?
아빠 > 아무래도 저공이 원숭이를 놀렸다는 점에 비중을 두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그러면 아무래도 ‘남을 농락하여 곤경에 빠뜨렸다’ 혹은 ‘사기를 쳐서 남을 속였다’ 등등 남에게 해를 끼친다는 쪽으로 의미를 잡아야겠지.
연빈 > 그게 옳은 것 같아.
아빠 > 왜?
연빈 > 아무래도 원숭이가 사람에 비해서는 약자잖아. 속이는 사람이 나쁘지 속는 원숭이가 미련한 것은 아니잖아?
아빠 > 글쎄다. 거참 그런가? 여하간 그건 그렇다 치고…다음은 ‘사면초가(四面楚歌)’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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