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 孟母三遷 ]
孟(맏 맹) 母(어미 모) 三(석 삼) 遷(옮길 천)
[이웃을 가려 사귀고, 환경을 골라 옮긴다는 의미]
아빠 > ‘천(遷)’자가 좀 어렵지. 하지만 천도(遷都 : 서울을 옮김), 변천(變遷 : 변하여 바뀜) 등 우리가 익히 들어본 말을 생각하면 뜻이 ‘옮길 천’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거야.
연빈 > 그러면 간단하지.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 옮기다(이사하다)로 될 테니까.
아빠 > 그럼 어떤 순서로 세 번을 옮겼을까 알아보는 일만 남았네.
연빈 > 아빠, 옮긴 것만 알면 됐지 뭐, 순서도 꼭 알아야 되나?
아빠 > 글쎄, 아빠도 약간 어리둥절하긴 해. 그런데 요번에 대학입학시험을 치른 친구의 아들이 그러는데 면접시험에서 ‘맹자 어머니가 세 번째 어디로 이사했냐?’고 물어 보더라나.
연빈 > 저런, 그래서 그 오빠는 대답을 잘 했대?
아빠 > 아니, 생각이 나지 않더래. 당연히 대답은 못하고.
연빈 > 참 요샌 별 문제가 다 나오네. 어쨌든 신경을 써서 보아야겠군.
아빠 > 특별히 신경 쓸 거야 뭐 있겠어! 여하간 『후한서(後漢書)』「열녀전(烈女傳)」에 나오는 다음의 고사를 살펴보기로 하자.
맹자는 그의 어머니와 함께 처음에는 묘지 근처에서 살았지.
본 것이라곤 상여가 나가는 모습뿐이었을 테니까 친구들과 놀 때도 상여를 둘러메고 노는 짓만 하더라는 거지.
어떤 때는 한술 더 떠 흙무덤을 만들어 놓고 그 앞에서 곡(哭 :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여 소리내어 우는 일)을 하더라는 것 아니겠어?
이 모습을 본 맹자의 어머니, 분통이 터질 노릇이었겠지.
그래서 이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시장 근처야.
거기서 보는 것이야 또 무엇이겠어? 만날 흥정하는 것, 싸움하는 것, 고함치는 것 등등 장사꾼 흉내만 내면서 노는 거야.
‘아이고, 안되겠구나. 잘못하면 애 버리겠다.’는 생각이 든 맹자의 어머니. 이번에는 큰 맘 먹고 서당 근처로 이사를 갔어.
요새말로 교육환경을 고려하여 내린 고뇌에 찬 파격적인 결단이었지.
눈만 뜨면 글 읽는 소리가 낭랑히 들려오고 늘 책에 대해 이야기가 오고가는 분위기다 보니 맹자 역시 서당의 아이들처럼 단정히 앉아 글을 읽기 시작하더라는 거야!
맹자 어머니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고, 맹자 역시 그 정성에 보답하려는 듯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
연빈 > 애들 학원비 마련한다고 아르바이트하는 요즘 엄마들에 비하면 뭐 별것도 아닌데?
아빠 > 하하. 하긴 그렇기도 하네. 요즘 맹모의 후예들의 정성이야 대단하지. 하지만 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어. 그 정성은 똑같이 대단하나 과연 무엇을 위한 정성인지를. 물론 그것도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여하간 처음에는 묘지 근처, 두 번째는 시장, 세 번째는 서당 근처로 자식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한 것을 가리켜 ‘맹모삼천’이라 하는 것만은 분명하지.
연빈 > 근데 우리 집 교육환경은 어떻다고 생각하는지요? 아빠! 특히 엄마나 아빠가 내는 소음에 대해서요?
아빠 > 흠∼흠, 흠∼흠, 흠흠흠……. 넘어가기로 하자. 다음은 ‘조삼모사(朝三暮四)’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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